Saturday 8 October 2016

눈탱이 2

화지동 치과에서 어머니 틀니로 400만원 눈탱이를 맞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자격 충분히 있었다.

치과의, 간호사를 알던 사람도 있는데,  비용은 얼마나 드는 지, 시간은 얼마나, 금으로 하면 얼마..

사전 준비 하나도 없이 주차장에 주차하고 아무 요구 조건도 없이 카드로 긁었다?
다른 치과가 있는 지, google에서 그 흔한 검색도 한 번도 안 해보고, 그 치과 평가는 어떤 지..

아무 생각 없이,  종교 단체 건물 안으로 들어서 듯 했으니,  자업자득이다.
이 걸 바보라고 한다.  차를 타고 왔다고 하면,  멀리서 왔겠거니 하는 생각에,  다시 못 올 손님이라면 최대값을 부를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슬리퍼를 신고 가게에 가는 사람도 있다.  근처에서 온 것처럼,  금방 이사온 것처럼,  금방 이사올 것처럼..  대화의 내용에도 주의해야 한다.  혼자 떠벌이가 되면,  가격은 마구마구 올라간다.  허풍쟁이는 값을 깎지 못한다는 것을 장사치들은 안다.  그 많은 사람을 보면서 그 것을 모를 리 없다.  신중히 묵직하게 생각이 많은 것처럼..

대화 내용을 분석해서 듣는 사람이 얻은 결론은 정보 가치가 있지만,  말하는 사람 입에서 나온 결론은 의심 받는다.  잘난 체 하는 것은 병이다.  가족 중의 누군가 그러면 스스로 안 그런 지 확인해야 한다.  남들이 벌금을 10% 낼 때,  자기는 20%씩 꼬박꼬박 내면서 화병 키워봐야 좋을 게 없다.

사람은 사람을 주시한다.  이 값을 달라는 대로 주는 사람 같으면 그 값을 부른다.  가장 큰 배팅이다.  상대방의 근로 가치를 깎는 것도 잘못이지만,  자신의 근로 가치를 팽개치는 것도 잘못이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  좋은 세상이고 나쁜 세상이기 이전에..
세상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지,  좋을 것인가, 나쁠 것인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  배고프면 굶지 않으려 애쓰며,  당했으면 그 만큼 빼앗으면서 생존은 유지된다.

엿장수가 엿을 떼어줄 때,  g까지 정확히 재면서 주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남이 주는 만큼 줘보고,  남으면 더 주고 매달 남는 돈이 없으면 조금씩 덜 주거나 다른 장사를 하겠지.  그래도 웬만큼 팔리면 그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내가 정의의 사도가 아니고,  나를 위해 엿장수가 정의 구현에 나설 이유도 없다.  나는 우연히도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돈을 그 사람에게 주고 돌아온다.  이 배팅은 훈련해야 한다.  암투는 직장이나 친인척 사이에만 있어야 할까?  사회에, 거리에 나와서 돌아다니면 안 되는 걸까?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 좀 조용히 하려면 옆에서 의자를 질질 소리내면서 끌며 청소를 한다.  먼지를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식사 못 하겠다고 강력하게 항의 하던 지,  해오던 대로 꿍꿍 앓던 지..  언제나 내 감정은 세상 위에서 자유롭게 구사될 수 있다.  지나치게 감정에 몰두하면 인생을 망친다.  감정은 가끔 쓰면 불을 지피는 활력이지만,  무작정 따라가면 나를 함정에 빠지게 한다.  내 것이라고,  내가 소유한 유일한 게 고작 그 감정이라고 보물처럼 모시고 있으면 그렇게 된다.  왜 내 것이 다 중요한가?  남에게는 반드시 버려야 할 악습일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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