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4 April 2015

섹스는 단명이다.

섹스는, 수 만년된 개체를 수 만년 뒤로 연결하는 통로이다.
개체는 이것을 자기의 훌륭한 감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생명체의 필수 감각이다.
내 것인가? 생각해보면 내 것은 아닌 것이다.

나는 그 잘난 프로그램을 대신 진행해주는 진행자이다.
내가 아니어도 모든 개체가 잘 해내고 있다.  내가 특별히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나는 우연히 '나'라는 개체 위에 형성된 상상력이다.

내 인생이 그리도 의미 있는 것이라면, 80에서 내 시간은 얼마나 되나?

섹스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빼보자.
배우자, 자식, 교육, 결혼, 주택, 직업, 화장, 외출복, 연애..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이런 항목이 차지하고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  절대로 내 시간을 찾아내도록 여유를 주지 않는다.

나는 제대로 인생이란 것을 해내고 있나?
그냥 다른 인생들 틈에 끼어 맞물려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40억년만에 단 한번 얻은 짧은 기회인데 그 역할이 방귀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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