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3 June 2014

따뜻한 시선

따뜻한 시선



어느날 농로를 따라가고 있었다.
길을 잘못들었다.
동네에서 만난 사람이 자기 집을 팔려고내놨다는 소릴 듣고 그 집에 가보는 중이다.

농로는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고, 승용차 한대와 리어커 한대가 교차할 수 있는 폭이 되었다.
처음 와보는 길이다.

앞쪽에서 리어커 한대가 온다.
차 번호가 서울 차였는데, 리어커 끄는 노인이 차 번호판을 눈으로 스캐닝하고 있었다.
동네에서 농산물이 없어지기라도 한 것일까?
'내가 너희 차 번호 알고있으니 허튼 짓 마라.'는 표정이다.

노인의 얼굴 표정으로 해서 받는 불쾌감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에게서 '따뜻한 시선',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구경하기 힘들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정열적으로, 이승에서 완벽한 '지옥'을 재현하고 있다.

집을 어렵게 찾아서 보았는데, 깨끗하게 잘 지어진 집이었다.  담 하나 너머로 대규모 축사가있었다.
집을 보고가다 동네사람을 만났다.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는다.
팔려고 내놓은 집 보러왔다고 하니까, 그런 거 없다고 한다.

나이 사십이 넘어가면, 거짓말이 수치라는 것은 알아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기에, 따뜻한 시선, 따뜻한 말 한 마디 못하고 살아가는 걸까?

아무런 보답도 없이 태양은 그리도 그대를 따뜻하게 보살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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