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9 August 2017

나는 몇 %인가?

내가 손을 든다
나는 몇 명일까?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내 안에는 수 십 만 명의 선조가 같이 산다
그래서 손을 드는 것은 나지만, 선조 중 누가 먼저 손을 들었는 지 모른다
빅뱅으로 우주가 생겨났다고 하는 설명은
그 전의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하게 하고
마트로스카 같이 주머니 안의 또 다른 차원의 우주가 있다는 것도 유추하게 하고
빅뱅 이전의 세월은 또 얼마나 긴 세월이었을까를 생각해볼 수도 있게한다

국경 근처에서 호랑이에게 쫓기던 선조도 있을 것이고
친구 재산을 모두 말아먹고 도망치던 선조도 있을 것이고
강도도 있을 것이고 조무래기 대장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수십억 년 동안 '자기 식대로' 자기 개발을 해왔다
독수리가 날개를 접는 것은 독수리에겐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거북이가 두꺼운 갑을 쓰고 다니는 것도 거북이에겐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주에서 인간은 가장 괴상한 생명체다
인간에게만 좋아보일 뿐 형상이 참으로 독특하다
길쭉한 생명체는 엎드려 다니는데 특이하게 인간은 말뚝처럼 서서 다닌다
전 우주를 다 뒤져 생명을 찾아도 인간 같은 모습을 찾아내기는 힘들 것이다
영화에서 우주인을 인간 모습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은 관객의 시각적 편의성을 위해서다
누워서 다니는 물체에게 인간 이상의 지능을 부여할 수 없다는 편견이다

생명체는 이상한 원소의 집합체다
수소와 산소는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성격이 다르다
각각 다른 성격의 질서는 어디서 부여받는 것일까?
같은 산소라도 열 받은 산소는 위로 떠오르고 차가운 산소는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이 질서의 정확성이 실연되기도 최소한 47억년이나 지켜진 규칙이다
산소는 산소의 '짓'을 하고 나트륨은 나트륨의 짓을 절대로 그만 두지 않는다
어떤 원자도 닳는 일 없이 최소 47 억 년이나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 작은 것들도 떼어내는데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구의 힘으로 누른다고 해도 산소 분자가 두 개의 산소 원자로 쪼개지지도 않는다
나는 살아서 움직이고 내 생명체 전체를 끌고 함께 다닌다
내가 죽으면 내 몸 전체는 모두 흩어져 각기 다른 생명체의 일부가 되거나 자연의 원소나 물질 형태로 남아있게 된다
최소 47 억 년을 기다려 지구라는 곳에서 숨을 쉬다 가겠지만 사실 이 신비로운 자신의 생명에 대해서 감탄하는 생명체를 본 적도 없다  기껏해야 자신이 만든 미신에 갇혀 자신을 학대하며 시간통을 앓다가 갈 뿐이다

내가 손을 든다
나의 유전자 안에 도사리고 있는 어느 선조 중의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순수한 나의 행동은 1%도 안 된다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모두 누군가 만들어둔 카테고리 안에서 일어나는 행동이다  병원에 가고 은행에 가고 마트에 가는는 것도 누군가 만들어둔 질서에 편승해서 편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다  그대로 따라만 하면 편하게 묻어갈 수 있는 게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면 모기나 달팽이의 생명과도 별 차이를 모르겠다  커보여서 위대하다면 코끼리나 기린보다 덜 할 것이고 지능이 구분자였다면 까치나 침팬치보다 약간 나은 것인가?  눈에 안 보이는 생명체도 셀 수 없이 많고 너무 커서 존재조차도 모를 결정체도 많다

tv news를 보고 흥분한다  눈 앞의 비판 대상은 언제나 내가 아니다  그래서 편하다  신문을 보거나 youtube를 봐도 거기엔 내가 없다  재판의 대상도 내가 아니다  도대체 나는 언제 등장하는 거냐?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말이다  손가락질 하는 대상도 물론 내가 아니다  내 머리 안은 온통 타인으로 꽉 차버린다  나만 잘 하면 인생이 즐거운데 나만 빼고 72 억 명이 잘 하면 되다는 세상에 내가 살고있고 지금의 나만 움직이면 되는데 수십 억 년의 역사가 엉터리라면 신기한 망상에 사로잡힌 '나' 같은 황제도 우주에는 또 없을 것 같다

개미는 오늘도 개미의 생활에 열성이다  작은 벌들도 열심히 박스 골판지 안에 집을 만든다  고양이는 담을 타고 다니고 까치는 전봇대 위에서 운다  단 한 번도 자기 인생을 꾸려가지 못 한 것으로 보면 모두 같은 생명 활동이다  거기서 거기다  욕심의 보따리를 감당 못할 만큼 키워두면 그 인생은 행복하지 못하다  작은 고양이 한 마리도 그 작은 욕심을 항상 꽉 채워서 다닌다면 매일 징을 치고 다닐 만 하다



......
나눠서 적으려다 귀찮아서 섞어버렸다

'지식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제목으로
'점 벌레 한 쌍, 나는 언제나 만들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원자의 성격은 어디서 부여받나?'라는 제목으로
'원소의 중력 서열은 무엇으로 인증 받나?'라는 제목으로
'사람의 생각은 몇 % 완성도로 세상에 태어나나?라는 제목으로
'신비한 물이라는 것에 대해서'라는 제목으로
'지구에 산다는 건, 수십 만 가지 우연의 결합 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라는 제목으로
'사람은 다들 뭔가 하는 것 같지만 도대체 뭘 한다는 건 지?라는 제목으로..

나는 연구실이라는 게 없으므로 편히 쉬련다

...... (2 중 6 점이네?)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같은 내용 중 한 단어도 생각나지 않는 책을 쓰지 마라
누가 썼나?  카알 힐티?  어려서 없는 돈을 지출했다  '글 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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