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29 June 2017

친구

g market과 거래한 지는 오래 된다
확인해보니 2004년 가입해서 써왔다
몇 가지 제품을 사는데 이동전화기가 없다고 배송 추적이 안 된다
비밀번호 복구해준다더니 daum에선 아무리 기다려도 e-mail이 안 온다
보냈다고 메시지가 뜨긴 하지만 절대로 안 온다는 것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전화해서 비밀번호 바꾸게 해달라고 사정하려고 하니 주민등록번호 다음에 또 이동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그 것도 시외전화로 넘어가면서..

사람은 다 고만고만 하게 치사하고 유치하고 그렇다  이 것을, 어려서는 막연히 알고 커가면서 대충 알고 늙어가면서 확실히 알게된다

어쩌다 auction으로 비회원 주문을 냈다  e-mail이 세 통 온다  구매 접수, 입금 확인, 물품 발송  g market과 auction이 다른 것은 주문자 연락 번호에 일반 전화가 있느냐 없느냐 차이  auction에는 일반 전화번호 기입란이라는 게 있었다  아 ! 소중한 아이디어..  auction엔 사람이 있었군..  어렴풋하지만 auction에도 일반전화 번호 입력란이 없었던 것 같다  혹시 내가 항의 e-mail을 보냈는 지는 모르겠다

음, auction 하고는 친구 할 만 하구만?

사소한 믿음을 가볍게 아는 친구들에겐 어떤 도움도 주고 싶지 않다  이런 친구들이 자라고 커서 건전한 상거래를 망치는 게 선하다  g market은 오랜 친구였지만 언제 친구에게 다시 돌아올 지 모르겠다

g market 때문에 면사무소에 갔다  아이핀 만들러..  직원이 아이핀이 뭔 지 모른다  직원들은 모두 '아이피'라고 꾸준히 발음해준다  아이핀 학습하느라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나는 서류만 제출하고, 가라니까 증서고 뭐고 없이 그냥 왔다  면사무소 직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이핀 가입 돼 있단다  id는 물론 당연히 비밀번호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가입한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 정확도 3 %  아 ! 내 뇌도 서서히 저물고 있구나  나 혼자 아이핀 없애기를 시도해야 했다  아이핀을 없애려면 주민등록증 복사본이 필요하단다  면사무소 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다음 주 쯤 갈 테니 서류를 보류해달라고 했다  아이핀 인증해주는 곳에 신분증 사본을 보냈다  마이핀 번호는 어딘가에 기록해뒀던 것 같기도 하지만 잘 숨겨두면 나도 못 찾는다

사람이 너무 경계를 하지 않으면 눈탱이 맞는 세상이 되나서 그러는 것은 알겠다  그렇다고 72억 명을 다 적으로 삼아서는, 그 인생이 얼마나 행복을 챙길 수 있을까?  상대에게 꼭 챙겨줘야 할 것을 안 주면 평생 수 십 배로 그 만큼의 대우를 돌려받지 않을 수 없다  Brown 운동에 자신도 반드시 두들겨 맞게 돼 있다  우주가 눈가리고 아웅한다고 모른 척 넘어가주지는 않는다  우주의 질서는 모든 존재가 단 1초도 어기지 않고 잠들지 않고 지켜낸다  그 것을 무시하고 행복을 강취하려는 인간들의 용기가 가상하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

Note: only a member of this blog may post a comment.